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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으로 키우되 영향력 있는 아빠가 되라

sdsaram 0 3159 0 0
Bravo, Your Life! 자녀의 자기 주도 인생을 응원하는 부모들

부모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자기 주도 학습'을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자기 주도 인생'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부모가 명문대 입학, 대기업 취직으로 이어지는 한 가지 길을 위해 교육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자녀들 스스로 제 길을 찾아가도록 응원하는 부모들이 있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 전선에 뛰어들거나, 남들은 잘 모르는 특별한 학과에 지원하거나, 취업을 앞두고 다른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영어 유학'이 아닌 '농구 유학'을 가는 등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자녀들을 믿고 지켜봐주는 부모들의 모습은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新가족 풍속도'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불안함이 왜 없겠느냐만은 시대를 읽는 부모들은 안다. 앞으로 살게 될 자녀들의 세상에서는 자신이 즐기고 잘하는 일을 찾은 사람들이 인정받는다는 것을, 우여곡절을 겪으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사람들이 행복한 리더가 된다는 것을. 떠밀리듯 길을 가는 아이들은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 '네 길을 가라'고 부모가 등 두드려주며 응원할 때 아이들은 가슴 뛰는 인생을 살게 된다.

독립적으로 키우되 영향력이 있는 아빠가 되라

아버지 윤태옥(다큐멘터리 제작자), 아들 윤채영(IT 기술지원 매니저)

2006년부터 중국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윤태옥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두 자녀의 리얼 성장 스토리를 담은 칼럼 '요상한 아빠'를 연재해 방문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윤태옥씨의 교육 철학은 '자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빠가 아니라 영향력 있는 아빠가 되는 것'이다. 자녀의 앞날을 위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고 간섭하기보다는 큰 그림을 그려주는 역할만 하기로 한 것.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십 년 넘게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했지만 결국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가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니 행복감을 느꼈고 힘든 과정을 극복해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를 자녀들도 깨닫게 해주기로 했다.

그 결과, 첫째 윤두영씨는 비록 대학 입시에서는 두 번이나 낙방했지만 요식 업체 경영이라는 꿈을 찾은 뒤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미국의 대학을 졸업해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총괄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후 국내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둘째 윤채영씨는 요즘 그동안 못다 한 아버지와의 여행을 계획 중이다.

자녀에게 일탈을 권유하라

윤태옥씨는 중학교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만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아무런 목표 없이 공부를 하기는 싫어 돌연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때 그의 어머니는 타이르거나 다그치지 않았다. "해볼 만하다"며 아들 스스로 인생을 결정할 수 있게 지지해주셨던 것이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이후 자신이 꿈꿨던 대학의 사회학과에 한 걸음 더 먼저 나아갔다.

기뻐하는 아들을 보고 다그칠 어머니는 없었다. 그가 자신의 두 아들을 교육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둔 데는 이런 어머니 곁에서 자란 영향이 컸다.

한 국방송위원회 비서실장을 비롯해 M.net 기획국장까지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졌던 그가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러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선택을 믿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데 익숙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뒤늦게 찾기는 했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한 뒤에 그는 인생에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자녀들은 조금 더 일찍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도록 도와주고 싶었던 그는 여행을 제안했다.

두 아들은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전국 곳곳을 여행했다. 아버지가 다큐멘터리 제작자이니 함께 다녔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윤태옥씨는 아들 둘만 여행을 보냈다.

"학교에만 갇혀 있으면 다양한 세상을 볼 수 없어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기 힘들죠. 아이들의 성향과 사고는 다양한데 딱딱한 학교 책상 앞에만 앉혀두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밖으로 세상 여행이라도 보내야죠."

적은 돈에 허름한 모텔 방에서 자는 일도 부지기수, 여행길이 아니라 고생길이었지만 두 아들은 그런 고생조차 즐거워했다. 하지만 두 아들의 친구들은 달랐다.

같 이 여행을 가자 해도 친구의 부모님들이 꺼려했다. "남들 눈에는 이런 여행이 일탈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의미 있는 일탈이라면 안하는 것 보다 해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친구들과 놀고 여자 친구 만난다고 아이의 인생이 큰일 나는 거 아니잖아요?

뭐 든 해봐야 좋고 나쁜 것도 알 수 있죠. 어른들이 백번 말해도 스스로 느끼기 전에는 안 듣게 되는 건 우리도 어린 시절에 똑같이 경험해봐서 알잖아요(웃음). 잔소리가 줄어드니까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을 때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더라고요."

"저희를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가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과 조금 다르다고 느낀 건 중학교 이후였어요. 중학생 때 아버지께 염색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어떤 스타일을 원하느냐며 미용실을 데려가시더라고요.

힙 합 바지 사고 싶다는 말에 가게도 추천해주시고요. 대신 제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하셨죠. 자유로운 가정 환경으로 인해 타인의 눈에는 제가 '문제아'로 보였을 거예요. 하지만 아버지는 건강한 문제아는 모범생보다 낫다고 말씀해주셨어요."(윤채영)

자기 인생을 위한 책임과 역할에 눈 뜨도록 하다

첫째 윤두영씨가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공부에 재미를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퇴'하겠다는 발언은 너그러운 아빠 윤태옥씨도 흠칫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당장 앞길이 안 보여서 그랬을 뿐 아이의 인생을 바꿀 대단한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괜찮아. 학교에 가고, 가지 않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대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찾는 과정과 자세는 매우 중요해.

넌 앞으로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갈 거야. 그걸 네 스스로 찾아 오면 그때 네 뜻대로 자퇴시켜줄게. 앞발을 땅에 딛고 뒷발을 떼야지 안 그러면 넘어져. 아빠는 네가 넘어지지 않게 옆에서 손을 잡아줄 뿐 발을 딛는 사람은 너야. 네가 앞발을 내딛고 싶은 징검다리를 찾아봐."

반대의 벽을 힘겹게 뚫어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아버지의 제안에 자신의 인생 앞에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새삼 느꼈다고 윤두영씨는 말했다.

보호자인 아버지로부터 한순간 모든 것을 토스 받은 느낌이었다고. 하지만 부담보다는 의외로 설렘이 컸다. 그렇게 고3이 된 후 정규 수업 외 입시 관련 수업은 모두 빠진 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직업 학교에서 광고 디자인을 공부했다.

"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처음 찾은 거였어요. 직업인만 다닐 수 있는 곳이지만 공립 기관이라 학비가 무료인 것이 맘에 들었어요. 담당자에게 죽자 살자 사정해서 들어갔죠. 그렇게 한 학기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컴퓨터 그래픽 자격증까지 따고 나니 내친 김에 대학교에 들어가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어요."

물론 준비 안 한 자에게 행운이 쉽게 찾아올 리 만무했지만 '다시 한 번'이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재수를 했지만 아쉽게도 대학 입학에 실패했다.

" 두 번째 대학에 낙방했을 때 아빠로서 마음이 아팠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자퇴하겠다던 놈이 제 발로 두 번이나 수능 봤으면 많이 배운 거죠. 제가 만약 아비라고 아들에게 대학을 강요했다면 스스로 재수하겠다는 결심을 결코 하지 않았을 거예요. 자기 안의 길을 스스로 찾고 개척해나가도록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쿨할 것만 같은 윤태옥씨지만 "자녀 걱정에도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혹자는 저의 자녀 교육 태도에 대해 '너무 방관하는 것 아니냐'며 손가락질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알아서 잘 커서 좋겠다'라고도 해요. 절대 방관하지도 그렇다고 맘이 편하지도 않거든요. 그렇다고 우리 아이는 앞으로도 무조건 잘할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이 있는 것도 결코 아니에요."

윤두영씨는 아버지에 대해 '믿음을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아버지는 항상 제 앞이 아닌 뒤에 계셨어요. 제가 가는 방향에 대한 지시보다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해주셨고요. 자퇴한다고 했을 때도 계획서를 써보라고 말해주신 덕분에 제 꿈을 찾기 위한 스텝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죠."

기획_지희진, 조한별, 최은영, 김성주 사진_김진희, 홍하얀(studio lamp)

여성중앙 2014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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